1993년 플로리다 말린스로 창단하였다. 팀의 상징은 청새치입니다. 초대 구단주가 낚시를 좋아해 청새치로 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 팀의 특이점이 있습니다. 창단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월드시리즈를 2번 우승했는데요 지구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3번 진출하여 2번 우승하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입니다. 항상 우승, 파이어세일, 유망주 확보, 보강, 우승도전으로 팀을 운영합니다. 항상 우승 후에는 강렬한 후폭풍이 있는 팀입니다. 안 좋은 의미로.
마이애미 도시의 특성상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 구단 수익이 좋지 않은 편입니다. 수익이 좋지 않은데 선수들을 무리하게 질러대서 재정이 좋지 않아지고 그 결과로 엄청난 파이어세일이 벌어지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첫 우승 당시 지금은 보스턴과 리버풀의 구단주로 유명한 존 헨리가 구단주, 단장은 수완이 좋은 데이브 돔브로스키여서 그나마 상식적인 운영을 합니다. 하지만 2002년 헨리가 떠나고 문제의 제프리 로리아가 구단주로 오면서 팀은 서서히 파괴됩니다. 아! 그래도 파이어세일로 끌어모은 유망주들이 주축이 되어 2003년 또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게 됩니다. 같은 시기 창단했던 로키스에 비하면 괜찮은 것일까요? 그래도 우승을 두 번이나 했으니 말입니다. 2003년 시즌 우승당시 지구 결승에서 만난 시카고와의 일전은 관중석의 파울볼 사건으로 인해 유명한 시리즈이기도 했습니다.
우승 후엔 전력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고 다시 2005년 파이어세일을 단행합니다. 그 결과는 2006년 선수들의 연봉 총합이 당시 박찬호 선수 한명의 연봉보다 낮았습니다. 여기서 위에 언급했던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의 만행이 시작됩니다. 워낙 시장성이 좋지 않아 연고지 이전 문제가 항상 불거졌지만 마이애미 당국에서 새 구장을 지어줘서 연고지 이전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팬들이 있을 리가 만무했던 이 팀은 스타가 되려고 하면 연봉을 줄이려고 트레이드시키거나 구단주가 투자 자체를 너무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반전, 사실 말린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흑자구단입니다. 다른팀의 사치세를 받아먹은 불로소득 수익 이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계속 흑자를 보는 구단입니다. 하지만 이 돈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구단주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말죠. 심지어 투자는 안 하는데 성적이 안 나오면 노발대발한다는 겁니다. 보다 못한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서 지원금에 대해 태클을 걸었고 심지어 구단편을 많이 드는 사무국마저도 돈 안 쓰면 퇴출하겠다는 협박을 했습니다. 결국 이에 굴복해 새로운 구장으로 옮길 때까지 돈을 쓰기로 합의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 결국 플로리다 말린스의 마지막해도 꼴찌로 마감합니다. 로리아의 막장행태는 딱 한 가지 기록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말린스 역사상 가장 높은 war을 기록한 25명 중 23명이 트레이드되었습니다. 이런 팀이 제대로 성적이 날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닐까요?
2017 시즌 로리아는 결국 팀을 팔고 떠납니다. 팬들은 희망을 얻고 열광하지만 결과는.... 아직까지는 똑같습니다. 양키스의 레전드 데릭 지터를 포함한 컨소시엄이 구단을 인수하고 지터는 구단주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터도 파이어 세일을 단행하며 팀의 주축들을 떠나보내기 시작합니다. 결국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리빌딩은 그래도 생각보다는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이 리빌딩의 끝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이 말린스 팬들의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서 말린스가 배출한 선수들의 명단을 살펴볼까 합니다. 데릭 리, 돈트렐 윌리스, 조시 베켓, 미겔 카브레라, AJ버넷, 조시 윌링햄, 핸리 라미레즈, 댄 어글라, 조시 존슨, 지안 카를로 스탠튼, 로건 모리슨, 크리스티안 엘리치, JT리얼무토, 호세 페르난데스. 정말 이 선수들 다 데리고 있었다면 적어도 매년 지구우승은 노려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러고 보니 말린스의 스카우트 팀의 능력치는 세계 최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팀이 그동안 얼마나 이상한 짓을 많이 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 있습니다. 선수가 아닙니다. 바로 현지에서 말리스맨으로 불리는 한 팬입니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냐 하면 어떤 경기이든 간에 말린스 유님폼을 입고 나타납니다. 다른 팀 경기에도, 심지어 NBA파이널에도 말린스 유님폼을 입고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 많이 있겠지만 유명해진 이유는 항상 티켓값이 비싼 백스탑에서 관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로렌스 레비라고 하는 로펌 사장님입니다. 그럴 만도 하네요. 하지만 이분이 2018년 오프시즌에 데릭지터 단장의 로리아 시절과는 다름없는 파이어 세일에 실망한 나머지 '트리플 A팀에게 메이저리그 티켓 가격을 지불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며 시즌권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참고로 이분은 1993 시즌, 창단 때부터 시즌권을 구매하신 분입니다. 로리아나 지터나 얼마나 많은 선수들을 팔아치웠는지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팀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도 존재하지 않고, 당연히 영구결번도 없습니다. 이런 점은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만큼 팬심이 구단을 애정하게 될 이유가 전혀 없는 모습인 거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홈구장은 2012년 개장한 론디포 파크입니다. 3만6천석 규모의 경기장인데요, 얼마나 지역팬들이 등을 돌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여기에 또 있습니다. 구장 개장 후 최다 관중이 메이저리그 경기가 아닌 WBC 경기에서 기록한 3만 7천 명입니다. 기존 명칭은 말린스 파크였으나 2021년부터 대출업체 론디포와 계약해 론디포 파크로 불리게 됩니다. 기후가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라 지붕개폐형 돔구장으로 지어졌습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완공되었습니다. 센터 중앙에는 홈런이 터지면 청새치가 움직이며 물이 나오는 인상적인 구조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터는 이것마저도 데릭 지터는 치워버렸습니다.
글을 적으며 이렇게 좋은 일이 하나도 없는 구단은 처음이네요. 이에 비빌수 있는 팀이라고는 옆에 있는 가오리들일 것 같은데요. 오늘은 말린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팀은 언제쯤 좋아질지. 궁금합니다. 팬들이 없다, 투자 못함, 성적 안 나옴, 팬들이 등돌림의 연속인 것 같은 이 팀. 말린스였습니다.